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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사순절] 죄의 묵상에 대하여

by 도리군 2020.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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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를 바라보는데 있어서...

어느 성직자분께서 말씀하시길,

자신의 죄를 돌아보고 바라보는데 있어서 

몇 가지 주의해야할 것이 있다고 하셨다.

 

- 그분께서는 교정사목, 즉 수형자들에게도 영적인 안내를 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1.

죄를 두려워하거나 그것 때문에 실망하거나 낙담하기보다는,

자신을 한없는 낙담으로 끌어내리는 죄의 힘과 미묘함에 대하여

깊이 깨우치면서 그것을 부끄러워하고 슬픔과 눈물과 혐오심을 갖기를 청해야한다.

 

2.

하느님의 뜻을 거슬러 했던 것들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자신이 행했던 행동, 인간으로서 인간에게 행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잘못이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왜 그렇게,

또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는지를 생각해야한다.

 

3.

진실되게 성찰하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에 하느님께서

수치심과 슬픔과 눈물을 주실 것이다.

 

4.

지나간 잘못에 대하여 반성하고, 사과할 이가 있다면 사과해야하며,

책임을 져야할 일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깊은 성찰과 반성을 통해서 길어올린 것들을 바라보며,

다시는 같은 죄를 짓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것이다.

 

5.

새로운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고 할지라도,

인간은 너무도 나약하기에,

과거에 행했던 행동과 비슷한 죄를 짓도록 하는 유혹에 직면하게 마련.

그럴때마다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하고 기대야만 한다.

 

 

결.

자신의 죄를 바라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도 모르게 지은 죄 뿐만 아니라 나의 행동으로 인하여

알게모르게 누군가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다면 더더욱 자신의 죄와의 대면을 피하려 할 것이다.

그렇게 회피만 하다보면,

끝이 없고 캄캄한 어둠 속에 갇혀 지내는 삶을 연장하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하느님 안에서, 자신이 지은 죄를 묵상하고 통회하는 것. 

정직하게 모든 것을 인정하고,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는 결심,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고립무원의 섬과 같은 막막함과,

끝없는 어둠의 터널을 빠져나갈 수 있게 될 것이고,

하느님과 사람들 앞에서 한없이 겸손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초대하는 통로가 될 것이다.

 

자신이 지은 죄를 묵상하고,

깊은 통회와 새로운 삶에로 초대하시는

은총의 시기인 사순절.

그 막바지에 마음에 담아볼 내용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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